블루베리를 재배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최근 우리 농장의 블루베리 화분을 살펴보던 중 파쇄목 멀칭 가까이까지 올라온 가는 뿌리를 발견했습니다.
블루베리는 뿌리가 비교적 얕게 분포하는 작물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 화분에서 뿌리가 표면 가까이 나타난 모습을 보니 새로운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기존 파쇄목 멀칭을 걷어내야 할까?
아니면 파쇄목 위에 피트모스와 상토를 보충해도 될까?
이번 글에서는 우리 농장에서 직접 작업한 경험과 김홍림 박사님의 조언, 대학 농업지도자료를 바탕으로 블루베리 화분의 파쇄목 멀칭과 배지 보충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진 1. 파쇄목 멀칭 가까이까지 올라온 블루베리 뿌리]
1. 블루베리 뿌리는 왜 표면 가까이 나타날까?
블루베리는 다른 과수에 비해 가는 뿌리가 지표면 가까이 분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오리건주립대학교 자료에서는 일반 토양에서 블루베리 뿌리의 약 50~60%가 지표면으로부터 약 30cm 이내에 분포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뿌리가 분포하는 깊이와 범위는 토양과 배지의 성질, 멀칭 재료와 관수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점적관수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물이 떨어지는 관수구 주변에 뿌리가 집중되기도 합니다.
오리건주립대학교 ‘블루베리 나무의 생장과 발달’ 원문 보기
플로리다대학교의 Blueberry Gardener’s Guide에서는 오랫동안 소나무 수피로 멀칭한 블루베리 재배지에서 가는 뿌리가 분해된 유기물층에 많이 분포하는 모습은 드물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소나무 수피는 블루베리의 표면 흡수근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수분 보존과 지온 변화 완화, 잡초 억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플로리다대학교 ‘Blueberry Gardener’s Guide’ 원문 보기
따라서 파쇄목 가까이에서 가는 뿌리를 발견한 현상 자체가 반드시 비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뿌리가 표면에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뿌리 생육이 좋다고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기존 배지가 내려앉았는지, 파쇄목이 분해됐는지, 관수구 주변에만 뿌리가 집중됐는지, 화분의 배수와 통기성이 양호한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2. 김홍림 박사님의 조언에서 시작된 궁금증
블루베리 심화교육에서 김홍림 박사님께 흙과 피트모스를 보충하면 더 좋다는 취지의 조언을 들었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우리 농장의 화분 상태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우리 농장의 블루베리 화분에는 소나무 파쇄목 멀칭이 되어 있습니다. 이미 파쇄목 가까이까지 가는 뿌리가 올라온 상태에서 흙이나 피트모스를 보충하려면 기존 파쇄목을 모두 걷어내야 하는지, 아니면 그 위에 배지를 보충해도 되는지 궁금했습니다.
다만 박사님의 조언을 모든 재배환경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는 확정된 처방으로 해석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흙과 피트모스’와 우리가 실제로 사용한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는 성분이 완전히 같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작업은 박사님의 조언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조언을 참고해 우리 농장에 남아 있던 재료를 활용한 현장 적용 사례입니다.
3. 우리 농장에서 실제로 진행한 작업
이번에는 새로 흙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2024년 블루베리를 식재할 때 사용하고 남겨둔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활용했습니다.
작업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관 중이던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준비했습니다.
- 배지의 냄새와 곰팡이, 해충 발생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 마른 혼합 배지에 물을 넣어 전체가 고르게 촉촉해지도록 섞었습니다.
- 화분 표면과 파쇄목, 뿌리 상태를 살펴봤습니다.
- 기존 파쇄목을 전부 걷어내지 않고 뿌리가 드러난 부분에만 혼합 배지를 얇게 보충했습니다.
- 줄기 밑동이 배지에 깊게 묻히지 않았는지 확인했습니다.


마른 피트모스는 처음에는 물을 고르게 흡수하지 못하고 물을 밀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분에 올리기 전에 물을 섞어 전체가 고르게 촉촉해지도록 했습니다.
다만 물이 흘러나올 정도로 질퍽하게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손으로 쥐었을 때 가볍게 뭉쳐졌다가 힘을 풀면 쉽게 부서질 정도로만 수분을 보충했습니다.
4. 기존 파쇄목을 모두 걷어내지 않은 이유
우리 농장에서 기존 파쇄목을 모두 걷어내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파쇄목 가까이에 가는 뿌리가 분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쇄목을 한꺼번에 제거하면 표면 가까이에 있는 뿌리가 함께 당겨지거나 손상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존 파쇄목도 수분 증발을 줄이고 화분 표면의 급격한 온도 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시시피주립대학교 자료에서는 유기물 멀칭이 분해되면 다시 보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미시시피주립대학교 ‘블루베리 식재와 유지관리’ 원문 보기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도 바크와 우드칩 등의 유기물 멀칭이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지온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나무의 관부, 즉 줄기와 뿌리가 만나는 밑동 주변에 멀칭 재료를 지나치게 깊게 쌓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합니다.
표면에 드러난 가는 뿌리를 얇게 덮는 것과 줄기가 시작되는 뿌리목까지 깊게 묻는 것은 다른 작업입니다.
우리 농장에서는 뿌리 손상을 줄이기 위해 파쇄목을 전부 걷어내지 않았지만, 이것이 모든 화분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파쇄목에서 부패 냄새가 나거나 끈적하게 뭉쳐 물의 침투를 막는 경우, 배수가 좋지 않거나 뿌리가 검게 변한 경우에는 파쇄목과 근권 상태를 먼저 자세히 확인해야 합니다.
5. 파쇄목 위에 피트모스와 상토를 올릴 때 주의할 점
기존 파쇄목 위에 같은 파쇄목이나 소나무 수피를 보충하는 것과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올리는 것은 완전히 같은 작업이 아닙니다.
파쇄목은 입자가 비교적 굵고,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는 상대적으로 입자가 곱습니다.
화분 안에서 입자 크기와 공극이 다른 재료가 층을 이루면 물이 각 층을 같은 속도로 통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조지아대학교 자료에서는 화분 배지의 재료를 균일하게 혼합하는 것이 중요하며, 서로 다른 재료가 층을 이루면 뿌리 생육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피트모스·상토 혼합층에서 굵은 파쇄목층으로 물이 이동할 때 두 재료의 경계에서 물의 이동 속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혼합 배지를 두껍게 올리기보다 필요한 부분에 얇게 보충하고, 관수 후 다음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 표면에 물이 오래 고이지 않는지
- 새로 보충한 혼합 배지만 계속 젖어 있지 않은지
- 물이 화분 아래 배수구로 원활하게 빠지는지
- 줄기 밑동 주변이 장기간 습하지 않은지
- 관수구 주변에만 뿌리가 집중되지 않는지
이번에 확인한 자료만으로는 파쇄목 위에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올리면 블루베리 뿌리 생장이 개선된다는 직접적인 실험 근거를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농장의 작업은 효과가 입증된 표준 재배법이 아니라, 뿌리가 노출된 부분을 보호하고 이후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현장 적용 사례입니다.
6. 상토 성분과 오래 보관한 배지도 확인해야 한다
‘상토’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모두 같은 성분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제품에 따라 피트모스와 코코피트, 펄라이트, 퇴비, 석회질 재료, 밑거름 또는 완효성비료 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오리건주립대학교는 블루베리 화분용 배지가 적절한 산도와 높은 유기물 함량, 양호한 배수성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석회나 많은 양의 퇴비가 포함된 상토는 블루베리에 적합한 범위보다 pH를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안내합니다.
오리건주립대학교 ‘가정 정원의 블루베리 재배’ 원문 보기
따라서 상토를 보충하기 전에는 다음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상토의 원료
- 표시된 pH와 EC
- 석회와 퇴비 포함 여부
- 밑거름 또는 완효성비료 포함 여부
- 배수성을 높이는 펄라이트나 바크 포함 여부
이미 비료가 포함된 상토라면 배지를 보충하면서 양분도 함께 추가될 수 있습니다. 기존 시비량을 고려하지 않으면 염류 농도가 높아지거나 새순 생장이 늦게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농장에서 사용한 혼합 배지는 2024년 식재 후 남겨 보관했던 재료이므로 보관 상태도 살펴야 했습니다.
장기간 젖은 상태로 보관했거나 곰팡이와 부패 냄새, 해충이 확인되는 배지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사추세츠대학교 자료에서는 사용 전 배지의 pH와 EC, 물 흡수성을 확인하고, 비료가 포함된 배지를 젖은 상태로 장기간 보관하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매사추세츠대학교 ‘배지가 수분과 양분 관리에 미치는 영향’ 원문 보기
7. 파쇄목이 분해되면 질소비료를 더 줘야 할까?
신선한 톱밥이나 목질재료가 배지 속에 많이 섞여 분해될 때는 미생물이 질소를 이용하면서 식물이 사용할 수 있는 질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오리건주립대학교도 신선한 톱밥과 같은 유기물을 사용할 때 분해 과정에서 질소가 일시적으로 묶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파쇄목을 표면에 멀칭했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질소비료를 추가해서는 안 됩니다.
표면 멀칭과 목질재료를 배지 안에 섞는 것은 뿌리와 미생물이 접촉하는 범위가 다릅니다. 블루베리의 질소 필요량도 수령과 생육상태, 기존 시비량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파쇄목이 분해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질소를 추가하기보다 잎 색과 새순 생장, 기존 시비 내역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8. 앞으로 확인할 변화와 현재의 결론
이번 작업을 끝으로 효과를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같은 화분과 같은 위치를 정해 다음 변화를 관찰할 계획입니다.
- 혼합 배지와 파쇄목층의 수분 상태
- 관수 후 물이 배수구로 빠지는 시간
- 배지가 내려앉거나 뿌리가 다시 노출되는지
- 줄기 밑동이 장기간 젖어 있지 않은지
- 표면 가까이에서 새 뿌리가 발생하는지
- 관수구 주변에만 뿌리가 집중되는지
- 가능하다면 배지 보충 전후의 pH와 EC
새 뿌리가 발견되더라도 혼합 배지 보충만의 효과라고 바로 판단하지는 않겠습니다.
뿌리 생장에는 온도와 수분, 관수량, 계절적인 생육 변화와 기존 뿌리 상태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현재 제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파쇄목 멀칭을 반드시 전부 걷어내야 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파쇄목 위에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올리는 방법이 블루베리 뿌리 생장을 개선한다는 직접적인 실험 근거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우리 농장에서는 파쇄목 가까이에 가는 뿌리가 분포하고 있어 기존 멀칭을 전부 걷어내지 않고, 뿌리가 드러난 부분에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얇게 보충했습니다.
다만 입자 크기와 수분 특성이 다른 재료가 층을 이루면 물의 이동과 통기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방법을 모든 농장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관리법으로 단정하지 않고, 작업 후 수분과 배수, 뿌리목과 새 뿌리의 상태를 계속 기록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쌍치베리농장은 농장에서 생긴 궁금증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전문가의 조언과 연구자료를 확인한 뒤, 우리 농장의 조건에 적용하고 그 결과를 기록하겠습니다.
https://youtu.be/Cyh3kwqm52k?si=BO7g5M4z1wDk1vYe
믿고 먹는 블루베리, 쌍치베리농장입니다.
참고자료 및 원문 링크
- Blueberry Gardener’s Guide
University of Florida IFAS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How Blueberry Plants Develop and Grow
Oregon State University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Growing Blueberries in Your Home Garden
Oregon State University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Growing Berries on the Oregon Coast: Blueberries
Oregon State University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Establishment and Maintenance of Blueberries
Mississippi State University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Blueberry Production for Local Sales and Small Pick-Your-Own Operators
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Gardening in Containers
University of Georgia Cooperative Extension
원문 바로가기 - Effects of Growing Media on Water and Nutrient Management
University of Massachusetts Amherst
원문 바로가기
※ 이 글은 우리 농장의 실제 재배 경험과 김홍림 박사님의 현장 조언, 공개된 대학 농업지도자료를 비교해 작성했습니다. 기존 파쇄목 위에 피트모스·상토 혼합 배지를 보충한 후 뿌리 생장이 개선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품종과 배지, 상토 성분, 관수 및 배수 조건이 다른 농장에는 같은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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